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는 병·의원 및 호흡기전담클리닉이 800여 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들 클리닉이 쓰고 있는 진단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정확도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7일 기준 국내 허가를 받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제품은 모두 22종이다. 같은 ‘신속항원검사’로 분류되지만 검사 방식에 따라 별도 장비 없이 단독 제품으로 확인하는 제품(17종), 별도 검사 장비를 사용하는 제품(5종) 등 두 종류로 나뉜다. 유증상자는 진료비 5000원만 내면 검사가 무료이고 15분 내외면 검사 결과가 나온다는 점은 두 방식이 같다. 두 종류 모두 동네 병·의원 및 호흡기전담클리닉 800여 곳에서 사용 가능하다. 선별진료소에선 별도 장비를 쓰지 않는 자가검사키트를 쓰고 있다.

업계에선 “별도 장비를 이용하는 경우가 초기 감염자를 선별하는 데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바디텍메드, SD바이오센서, 프리시젼바이오, 젠바디 등 업체 네 곳이 검사 장비를 이용한 신속항원진단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자줏빛을 띠는 금 입자를 이용해 눈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단독 제품 방식과 달리 검사 장비를 쓰는 방식은 형광물질이 항원과 결합했을 때 내는 빛을 이용한다. 소형 광학기기로 이 빛의 양을 분석하는 원리다.

두 종류 모두 전문가용 허가 조건이 ‘민감도 80% 이상’으로 동일하지만 바이러스양이 적은 감염 초기에는 장비를 이용하는 쪽의 정확도가 더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형광 세기를 측정하는 만큼 맨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빛도 잡아낼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유전자증폭(PCR)을 27차례 정도 하는 수준까지 검체 검출이 가능한 단독 제품 방식과 달리 형광장비를 이용하면 30차례 유전자를 증폭해야 걸러지는 수준까지 바이러스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같은 신속항원검사여도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바디텍메드 관계자는 “검사 장비 생산 능력을 지난해 3000대 수준에서 올해 두 배인 6000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지난달 말부터 병·의원 등 의료 현장을 중심으로 검사 장비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